원래 삼색과일, 삼색나물이란 제사 때 쓰는 세 가지 종류의 과일과 나물을 뜻합니다. 색色은 흔히 빛깔로 알려졌지만 의미가 확대되어 ‘볼 수 있는 형체로 된 모든 것’을 일컫는데 유교제사에서 3이라는 숫자가 중요시된 까닭은 “예禮는 3을 중시한다.”라는 『예기禮記』의 글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삼색은 세 가지 색깔을 뜻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어 백채・청채 등의 말이 생겨났습니다. 1969년에 나온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전라남도 나주 지역에서는 제사 때 무, 숙주, 도라지, 배추, 시금치, 미나리, 고사리, 솔, 가지를 재료로 하여 세 가지 색깔 혹은 다섯 가지 색깔의 나물을 쓴다고 나와있습니다. 그리하여 삼색나물은 명절 차례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음식이 되었습니다.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로 구성된 삼색나물은 전통의 미를 살리면서도 건강에도 유익한 명절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삼색나물의 종류, 조리방법, 그리고 비빔밥 활용법까지 자세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 삼색나물의 종류와 명절 차례상의 의미
삼색나물은 전통적인 명절 차례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차례상은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의식이며, 그중 삼색나물은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합니다. 삼색나물은 보통 다음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1) 고사리
고사리는 명절 음식에서 땅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고사리는 줄기를 먹는 식물로 부모님을 상징합니다. 부모님은 우리가 성장하며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분들입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세상을 알아가는데 필요한 경험을 습득하게 만들어주시는 분들입니다. 그런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며 우리가 그들에게 받은 무한한 사랑에 감사를 표현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고사리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며, 섬유질이 풍부하여 소화에도 도움이 됩니다.
2) 도라지
도라지는 흰색으로 삼색나물 중에서 하늘을 상징합니다. 우리의 근원인 조상님을 상징하기도 하는데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을 나타내며, 우리가 그들로부터 이어받은 가치와 전통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향이 입맛을 돋우며,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건강에도 유익합니다.
3) 시금치
시금치는 녹색을 대표하며 자연의 생명력을 의미합니다.주로 잎을 먹는 푸른색 나물은 후손, 즉 우리 자신을 뜨합니다. 이는 조상님과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가치와 사랑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로 우리의 역할과 책임,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징하면서 우리가 그들로부터 이어받은 가치를 어떻게 계승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비타민과 철분이 풍부하여 몸에 활력을 주는 건강식재료로도 유명합니다.
2. 삼색나물의 만드는 방법
삼색나물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각각의 재료에 맞는 조리법과 양념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고사리 조리법
말린 고사리는 조리시간이 길어 많은 시간이 소요됨으로 마트나 시장에서 파는 데친 고사리를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데쳐서 나온 제품이지만 이물질이 있을 수 있으니 끓는 물에 1-2분 정도 데쳐줍니다. 체에 밭쳐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고 다진 마늘, 소금 참기름을 넣고 양념이 속까지 밸 수 있도록 힘차게 30초 동안 주물러줍니다. 중불로 예열된 팬에 고사리와 물 1/3컵을 넣고 2-3분 동안 볶아주다가 물기가 어느 정도 사라지면 불을 끄고 깨를 넣어 마무리해 줍니다.
2) 도라지 조리법
도라지를 손질해 껍질을 벗긴 후 소금물에 문질러 쓴맛을 제거합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쓴맛을 더 줄인 뒤 찬물에 헹궈주고 참기름, 소금, 다진 파를 넣어 조물조물 무칩니다.
3) 시금치 조리법
시금치를 뿌리까지 깨끗이 씻어줍니다. 시금치는 흙이 많기 때문에 차가운 물에 10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세척하면 손쉽게 흙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시금치를 30초 정도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짜줍니다. 손으로 너무 세게 누르지 말고 지그시 눌러줍니다. 물기가 약간 촉촉하게 남아있어야 양념과 잘 어우러질 수 있습니다. 다진 마늘, 양조간장, 소금, 참기름, 깨를 넣고 뭉쳐있는 부분을 살살 털어가며 골고루 버무려줍니다.
3. 삼색나물 활용하기- 삼색나물 비빔밥
명절이 끝난 뒤 남은 삼색나물은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 비빔밥이 가장 대표적인 음식입니다.
1) 재료 준비
삼색나물: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밥: 고슬고슬하게 지은 흰쌀밥
고명: 계란 프라이, 김 가루
양념장: 고추장, 참기름, 다진 마늘, 참깨
2) 만드는 방법
큰 그릇에 밥을 담고 준비한 삼색나물을 보기 좋게 올립니다. 계란 프라이와 김 가루를 추가하여 고명을 더합니다. 고추장을 취향에 맞게 넣고 참기름과 참깨를 뿌린 뒤 골고루 비벼 먹습니다. 주물로 만들어진 웍이나 팬에 담아 불에 살짝 올리면 집에서도 돌솥비빔밥과 같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삼색나물은 단순한 명절 음식이 아니라, 전통의 의미와 건강을 담고 있는 특별한 요리입니다. 삼색나물 비빔밥은 나물의 풍미와 영양이 어우러져 명절 음식의 고급스러운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나물의 다양한 색감은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차례상에서부터 비빔밥 활용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삼색나물은 우리의 전통 음식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단순히 음식으로 즐기기보다는 음식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기리는 마음으로 삼색나물을 먹는다면 이번 설은 더욱 의미 있고 풍성해질 것입니다.